서울시립미술관은 4월 23일부터 7월 12일까지 <글짓, 쓰는 예술>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한다. 2026년 서울시립미술관의 기관 의제인 ‘창작’을 탐구하는 이번 전시는 미술계뿐 아니라 여러 예술의 분야에서 통용되는 ‘작가’라는 단어가 예술 작품을 독창적으로 짓거나 표현한다는 창작의 의미를 강하게 내포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글짓, 쓰는 예술>은 작가를 글 쓰는 사람, 즉 문학가로 여기는 일반적인 인식에 착안하여 ‘글쓰기’를 통해 미술 창작을 이해하며, 미술가가 생산하는 글에 주목한다. 글이라는 정적인 매체에 살아있는 존재의 동적 에너지를 부여한 전시의 제목 ‘글짓’은 작가의 몸을 통과하여 전시 공간에 펼쳐지는 글이 손짓, 눈짓, 날갯짓처럼 움직이고 다양한 형태를 가지게 되면서 생겨나는 생명력을 의인화하는 표현이다.
전시는 문학과 미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글쓰기를 창작의 씨앗으로 삼는 10명(팀)의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글을 쓰고 읽는 행위가 작품 제작과 감상의 기반이 되는 창작의 세계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시와 소설, 수필부터 극본과 노래 가사 등에 이르는 다양한 글쓰기가 여러 예술 간 연결과 대화를 이끄는 창작의 과정을 소개한다. 손으로 끄적인 하나의 단어, 짧은 문장부터 시, 소설, 수필, 극본, 노래 가사에 이르는 작가들의 글쓰기는 회화와 조각, 음악, 키네틱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의 방식으로 변주되며 텍스트 너머의 입체적인 서사로 확장된다.
‘몸으로 경험하는 동적 읽기’와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 읽기’라는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는 텍스트를 읽어내는 방법에 따른 역동적인 전시 동선을 마련한다. 전시의 첫 번째 장은 몸으로 감각하는 동적 읽기에서 출발한다. 글이 말로 발화하거나, 소리와 움직임으로 변주되는 작업들로 구성된 첫 번째 섹션에서는 텍스트의 리듬과 호흡을 감각하며 공간으로 나아가는 읽기의 신체적 경험을 제안한다. 전시의 두 번째 장에서는 조형 요소로서의 글에 주목한다. 조형적 요소로서의 글쓰기, 글쓰기가 그림이 되는 과정 등을 보여주는 작업들로 구성된 두 번째 섹션에서는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 읽기를 통해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야외 별광장에는 관객참여형 작품이 설치된다. 안규철 작가의 신작 <내일>은 조약돌로 ‘Tomorrow’라는 단어를 써넣은 작품으로 전시기간 동안 관객은 잔디밭 근처에 쌓여 있는 조약돌을 하나씩 옮겨 놓는 방식으로 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전시 기간 중 이민선 작가의 낭독 퍼포먼스가 5회(4월 23일, 5월 2일, 5월 15일, 6월 27일, 7월 10일)에 걸쳐 진행되며, 안광휘 작가의 힙합 공연은 2회(4월 23일, 5월 10일) 진행될 예정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생성될 수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 인내와 기다림을 필요로 하는 글 쓰는 예술의 가치를 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