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도입부는, 1950년대 이후 시대순으로 참여 작가들의 작업과 활동, 전시를 생동감 있게 연출한 김시헌 작가의 AI 기술을 활용한 영상작품인 <전위의 온기>에서 시작한다. 또한 같은 공간에 작가들이 자신들의 삶과 교유, 현대미술에 대한 생각을 담은 수필과 비평을 ‘읽을거리’로 구성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1부 ‘살며, 그리며- 모던아트협회 이전’은 모던아트협회 작가들 교유의 출발점이었던 부산 피란시절, 미술가들의 삶과 창작을 돌아본다. 이들은 피난지의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판잣집(‘하꼬방’)을 아틀리에로 개조해 화업을 이어갔으며, 전시를 지속했다. 한묵의 <꽃과 두개골>(1953)과 <모자(母子)>(1954)는 작가가 목격했던 전쟁의 아픔을 전하며, <판자집(하꼬방) 풍경>(1953)과 글, 박고석 <범일동 풍경>(1951)과 박고석, 황염수, 정규 등의 당시 개인전 리플릿은 그 시기 미술가들의 삶과 예술에의 의지를 대변한다.
2부 ‘열린 연대-모던아트협회 1957-1960’는 모던아트협회 활동 시기 작품 71점이 작가별로 전시된다. 1957년 한묵, 박고석, 황염수, 이규상, 유영국이 참여했던 동화화랑에서의 제1회전을 시작으로 1960년까지 여섯 차례 전시가 이어졌으며, 문신, 정점식, 정규, 김경, 천경자, 임완규가 합류하면서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 당시의 신문비평과 기사를 바탕으로 출품작을 확인해 전시와 자료를 구성하면서 제4회 전시 출품작인 박고석의 <탑>(1958), 제5회 전시 출품작인 황염수의 <나무>(1950년대), 한묵 <태양의 거리>(1955) 와 전시 사진 등을 발굴, 최초 공개할 수 있었다. 모던아트협회는 특정한 양식을 강제하지 않고, 구상과 추상, 표현주의와 절대 추상을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허용해 각 작가의 개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건강한 토양을 마련했고, 이는 1960년대 이후 등장하는 다양한 작가 그룹과 실험적 전시의 토대가 되었다.
3부 ‘서로의 길-모던아트협회 이후’는 모던아트협회가 해산된 이후, 1970년 중반까지 개별 작가들의 작업과 활동을 보여주는 작품과 아카이브로 구성되었다. 1961년 문신과 한묵이 각각 <도불(渡佛)전>을 치르고 파리로 유학을 떠나고 뒤이어 김경(1965), 이규상(1967), 정규(1971)가 순차적으로 짧은 삶을 마감하면서 1960년 6회 전시를 끝으로 모던아트협회는 해산되었다. 한묵과 유영국은 동인 활동을 지양하고 독자적인 화풍을 정립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고, 임완규와 정점식은 각각 홍익대와 계명대 미술대학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썼다. 유영국의 <새벽>(1966), 한묵의 <무제>(1965)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으로, 추상적 조형 실험을 지속하면서 독자적인 화풍이 자리 잡던 초창기 작업을 보여준다. 박고석의 <소>(1961) 역시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그의 작품으로서는 이례적인 기하학적 추상 회화이다.
전시기간 동안 연구 및 기획자 대상의 ‘현대미술사 라운드테이블’ 한국전쟁 전후 시대적 맥락과 현대미술의 전개를 주제로 한 교사 및 학생 대상 프로그램, 유화의 보존과학 관련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짧은 활동이었지만 모던아트협회가 남긴 문제의식은 이후 단색화와 민중미술 등으로 이어지며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며, “이번 전시가 모던아트협회의 형성과 전개, 그리고 해산 이후의 흐름까지 아우르며, 참여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세계와 그 시대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