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 2009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2016년 경쟁 부문에 초청된 <아가씨>, 2022년 감독상을 받은 <헤어질 결심>까지. 금기를 넘나드는 서사와 치밀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명작들로 관객을 매혹시킨 거장 박찬욱 감독이 돌아온다. 오래전부터 가장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은 2025년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을 선보인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한 인물이 갑작스러운 해고라는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가는지를 박찬욱 감독만의 시선으로 그려낸 <어쩔수가없다>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통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재취업을 위한 경쟁을 이어갈수록 극단적인 선택지에 직면하는 '만수'의 모습과 그가 겪는 내적 갈등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의 아이러니한 유머를 더해 <어쩔수가없다>만의 특별한 재미를 완성한다. 위기에 맞서는 강인한 아내 '미리', '만수'가 동경하는 잘나가는 제지 회사 반장 '선출', '만수'와 경쟁하게 되는 구직자 '범모'와 '시조', '범모'의 아내 '아라'까지. 매력적인 캐릭터 또한 극에 풍성함을 더한다.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드라마틱한 전개, 감각적인 미장센과 견고한 연출, 거기에 블랙 코미디까지 더해진 <어쩔수가없다>는 전에 없던 독창적인 영화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관객까지 사로잡을 것이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