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희 지음 / 터틀넥프레스 / 18,500원
『온전히 나답게』, 『오늘도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조금 긴 추신을 써야겠습니다』 등으로 에세이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온 한수희 작가의 신작 산문집. 작가는 40대에 갑자기 찾아온 원인을 모르는 혀의 통증과 불안장애를 경험하며 마음의 문제를 마주한다. 막막한 미래,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불행, 첫사랑처럼 잊히지 않는 가난의 기억, 언제 망할지 모르는 사업, 내 마음 같지 않은 가족들과 끝나지 않는 자식 걱정, 먼 나라의 화산폭발 소식처럼 느껴지지만 반드시 다가올 노후, 심지어 SNS 속 반짝이는 다른 이들의 인생까지도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한수희 작가는 구체적인 현실의 장면들과 그 속에서의 감정과 생각을 섬세하게 포착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뻐에 사무치게 그린다. 『마음의 문제』는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공존할지 그 방법을 찾아나선 한 사람의 기록이자 오답노트다.
책을 덮고 삶을 열다
정혜윤 지음 / 녹스 / 16,000원
어떤 책이 특별하다면 우리가 그 책을 필요로 하거나 사랑하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오래된 이야기를 계속 살아나게 하는 것은 인간의 열의이고, 우리는 인류가 수없이 다시 읽는 이야기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때론 무의미하고 덧없게도 보이는 이 일을 저자가 ‘마법’이라 부르는 까닭은 그에게 읽기가 곧 발걸음을 옮겨 다른 생명에게 내닫는 일이어서다. 이 책에는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던 존재를 새롭게 사랑하게 된 순간이, 세상을 향한 마음을 닫을 수 없던 순간이,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던 순간이 있고 그 가운데에는 어느새 “나의 열정은 나를 잊어버리는 것”이 된 저자가 ‘나’로부터 끌려 나온 끝에 발견한 더 넓은 세계에 대한 경이가 있다. 매혹적인 글쓰기로 긴 시간 우리에게 더없는 위안을 준 작가 정혜윤이 자신 삶의 가장 강력한 재료인 책을 섞어 만든 이 책은 읽기라는 미약한 행위가 이 슬픈 세상에 어떤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건넨다.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18,800원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은 차별의 정의와 종류부터 시작해, 역차별 논란의 허구성, 종교와 차별의 문제, 그리고 차별금지법의 구체적인 내용과 필요성까지, 차별을 둘러싼 거의 모든 쟁점을 망라하는 ‘시민 교과서’다. 우리가 ‘차별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착각에 머무는 동안 불평등의 고리가 얼마나 더 단단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착각을 깨고 공존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이 책은 차별 없는 사회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통찰과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유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00원
국내 최고의 법의학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성호 교수는 지금도 매주 부검실에서 시체를 마주한다. 1999년 첫 부검 이후 지금까지 3,000건이 넘는 부검을 하며, 그는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 누구보다 정확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27년간 마주한 수많은 죽음을 토대로 한국인의 실제 사망 원인을 짚어내고, 우리 몸속의 장기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며, 질병이나 사고로부터 죽음을 늦출 수 있는 길을 전문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실제로 그가 경험한 충격적인 부검 사례들을 통해 우리 몸의 주요 장기와 생사를 좌우하는 치명적 질환을 면밀히 분석하며 동시에 ‘죽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도 전한다.